공황장애를 극복한 나의 공황 이야기 2탄!(20대에 공황장애에 걸려서 감사하다.)
공황장애는 극복 가능 하다.
아니, 정확히 내가 느끼기로는 '시간이 지나며 무뎌진다' 이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선 훈련과 노출이 필요하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공황장애를 겪고 있거나 몇 번의 증상으로 힘들어하시거나, 혹은 주변의 사랑하는, 가까운 사람들이 아픔을 겪고 있기에 검색해서 들어왔을 것이기에 이 얘기부터 하고자 한다.
'공황장애는 극복 가능 하다'는 것이다.
괜히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려는 것이 아닌, 내가 직접 극복해 나가고 있고, 극복 했기 때문이다.
공황장애를 겪으며, 그리고 극복해 나가며 느끼게 된 감사 이야기
처음에 공황장애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게 뭐지? 피곤해서 그런가? 시간 지나면 괜찮아지겠지'였다.
그러나 하루하루 증세가 반복적으로 나타나며, 점점 일상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게 되자.
'뭐지? 내 몸이 왜 이러는거지?' 이런 느낌이 들면서 점점 일상생활의 반경도 좁아지게 되고, 바깥 생활을 잘 안하게 되었다.
물론, 이 당시에도 임용 준비를 한다는 이유 하에 도서관-집 밖에 안 다녔지만 점점 더 밖에 나가는 걸 꺼리게 되었다.
버스를 타거나 지하철 타는 것도 힘들었기에..
각설하고! (1탄에서 다 했던 내용이기에)
맨~~처음에 공황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이해되지가 않았으나 점점 이해가 되고 감사하는 부분들이 늘어나게 되었다.
물론, 어떤 이들은 '스스로를 그저 위안 삼으려고 하는 생각이나 말 아니야?'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 나에게 공황 장애가 와서 감사하다.' 라고.
물론, 나에게도 애초에 이런 증상이 안 나타났으면 좋았겠지만, 어쩌나? 이미 나에게도 일어났는 걸.
그럼 내가 느끼게 된 감사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첫째, 타인의 눈치를 보는 삶이 아닌 오로지 나의 삶을 살게 되었다.
바꿔말하면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느낌이 강했다. 잘해야 한다라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을 많이 내려 놓을 수 있게 되었다. 그래서 대학이나 교회에서도 사람들 앞에 서서 무언가를 말해야 할 때, 정말 많이 떨었다.
공황장애 환자들 가운데에 타인의 눈치를 많이 보고, 다른 사람들의 잘못에 대해서는 관대한데, 정작 자신의 잘못에는 관대하지 못한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들었다.
내가 딱 그랬다. 다른 사람들은 '그래 실수 할 수 있지' 였지만, 내가 작은 실수라도 하면 계속 '아 왜 이런 실수를 했지? 아 그 때 이랬으면...'이라는 생각을 반복적으로 하면서 마음을 힘들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물론, 지금도 실수를 하면 '아 왜 그랬지' 생각은 하지만 그래도 '살다보면 실수도 할 수 있지.' 라고 생각을 하게 되었다.
살다 보면 실수도 할 수 있어.
실수에 연연하지 말자.
둘째, 인생의 목적이 조금은 여유로워졌다.
집에서 삼형제 중에 첫째이다. 어릴적부터 아빠가 말씀하셨던 게, 혹시라도 아빠가 돌아가시면 너가 집안의 가장이다 라는 말을 어릴 적부터 많이 들었고, 맏형이니 장남으로써 듬직하고 동생들을 잘 이끌어야 하나 잘 되어야 한다고 말씀을 많이 하셨다.
다 내가 잘 되라고 해주신 말씀들이었지만, 그런 것들이 아무래도 쌓이다 보니 나도 모르게 잘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겼을 듯 싶다.
그래서 20대부터는 잘 해야 된다는 생각이 더 강해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그렇게 전전긍긍하지 않을 수가 없었고, 완벽에 가깝게 공부를 해야 된다는 생각에 공부에 별로 흥미도 많이 없었는데 1등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매우 열심히 했다.
그러다 보니 그 가운데에서 몸도 힘들었고 마음이 많이 힘이 들고 다쳤다 보다.
지금은 인생의 목적이 건강과 행복이다. 절대 돈을 많이 벌겠다는 목표가 아니다. 현재 학원에서 강사로 일하고 있지만, 모든 학부모들과 모든 학생들의 만족을 충족시켜 줄 수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보니 몰상식한 부모와 학생들도 많이 보지만, 순간적으로 화가 나도 최대한 흘려 보내려고 한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이 나를 좋아할 수는 없기에.
최대한 인생을 단순하고, 스트레스 받지 않고 조금은 '나'를 먼저 생각하고, '나'를 위한 방향으로 살려고 애쓰게 되었다. (물론 하루아침에 성격이나 행동을 바꾸기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내려놓음이다.
인생이 정말 살면 살수록 내 뜻대로 되지 않는다는 것을 느낀다.
정말 내가 공황장애에 걸릴 거라고는 1도 생각하지 못했었다ㅎㅎ
원래 20대 때에 공황장애에 걸리기 전에는 내가 원하지 않는 일들이 생기게 되면, 그것 때문에 계속 혼자 스트레스 받고 끙끙 속앓이를 많이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도 그것이 인생이고, 고난 가운데에서도 배울 점이 많고 그것이 축복으로 돌아온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공황장애를 겪으면서 느낀 게 타인의 아픔을 함부로 말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며, 그들의 아픔을 정말로 공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를 들어, 예전에 가수 코요태 신지가 대인기피증과 무대공포증으로 엄청 힘들어했다는 것을 예능에서 봤었는데,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왜 사람들 만나는게 두렵지?'라고 생각했었는데, 내가 공황장애와 광장 공포증, 우울증에 걸려보니 알겠더라.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황장애를 통해 내 인생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며, 인생이 더 여유를 찾아가게 만들어 주는 과정이다.
이렇게 나는 생각한다.
너무 자신을 채찍질 하며, 타인을 너무 배려하고, 모든 일에서 잘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보니 마음이 잠시 쉬어가라고 주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20대의 나이에 공황장애에 걸려서 감사하다!
지금 30대의 나이에 공황장애를 극복하고(극복해서) 있어서 감사하다!
라고 나는 말할 수 있다.
공황장애에 걸려 힘들어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길 바라며 포스팅을 마친다.